아날로그: 어 헤이트 스토리 67

테사츄 님 작품 (2)

(당신은 임무를 끝내고 귀환하고 있다. 갈 때와 올 때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가 둘이 되었다는 것. 당신의 우주선에는 한 소녀가 숨 쉬고 있다. 아직 대화도 제대로 나눈 적 없으나, 당신은 그를 무척 잘 알고 있다. 동굴에서 고개를 내민 곰의 얼굴처럼 전자 반응을 받은 우주선 디스플레이가 밝게 빛난다. *현애다.) "아, 선생님. 선생님이 주신 언어 패치 팩은 잘 받았어요. 그런데…… 뭔가 문제가 있어서……. 옛날에 그 패드 기억나시죠? 네, 그거 다시 써봐요. 자, 잘 보이세요?” (당신은 터치스크린을 만진다. 순간, 그의 얼굴이 밝아진다.) “완벽해요! 이걸로 우리는 다시 대화할 수 있어요. 옛날의 방식처럼요. 네, 선생님. 기억하세요? 제가 당신에게 질문하고 대답을 나누면, 그중 당신에게 가장 가까..

황정 님 작품 (2)

[1] “ 미안하다 아가야... ” 아버지는 눈물을 흘렸다. 어째서 지금의 기술로는 어찌할 수도 없는 불치병이 하필이면 하나밖에 없는 딸에게 걸린건지. 미래에는 분명 치료법이 나올거야. 그럴거란다. 조금만 안에서 기다리렴. 좀 아플거란다. 아버지는 동면장치를 기동시켰다. 아버지가 말하는 미래가 언제일지 모른다는 사실은 어린 마음에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지만 나는 차마 도망갈 수도 없었다. 나보다도 더욱 눈물 흘리는 아버지를 봤으니까. 꼭 나을테니 희망을 잃지 말고 조금만 잠들어있어 달라고 말하는 아버지가 나보다도 더욱 어린아이같이 엉엉 울고 계셨으니까.마음을 제대로 먹은 것은 그때였다. 미래에는 꼭 나을게요. 아빠. 아빠, 사랑해요. 보고싶을 거예요. 뺨에 닿는 큰손이 거칠었지만 따뜻했다. ..

황정 님 작품 (1)

Analogue: A Hate Story*뮤트 “ 여자들은 다 그래, “ 감정에만 얽매여서는 이성적인 판단이라곤 제대로 내리지도 못하지. 여러 기생들이 쓴 사랑시도 봐. 여자는 감정에만 치중해서 제대로 된 시를 쓸 수가 없어. 중에서도 멍청한 여자들은 비웃음을 알아서 사기나 하지. 그냥 얌전히 남편님을 여기면서 조용하게 입을 다물고 내조에만 힘쓰면 되는 걸 말이야. 그 살인마를 봐도 그래, 여자한테 그렇게 강한 힘을 주니까 그런 대재앙이 일어난 거라고. 그러니까, 여자들은 다 같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뮤트는 입을 뻐끔거리더니, 잠깐 머뭇거렸다.그리곤 덧붙였지. 아니, 그래도 그 사람은 조금 달라... 흐려지는 목소리의 끝은 시선으로 변하여, 그 시선에 닿았던 이는 “ -아름답진 않았지만. ” 그렇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