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팬픽

TripLog.04

2021. 5. 2. 15:12

원본 링크

저작자 : @analoguegreen

 

원작: 아날로그 헤이트 스토리

안내사항: 해당 이야기는 헤이트 스토리에서의 하렘엔딩 기반이며, 헤이트 플러스가 발매되기전 설정 기준입니다.

자체 심의: 12세 이용가

 

 

 아침 6:45, 하우스 알림과 함께 거실에서 나는듯한 부산스러움이 내방까지 들어차고 있다. 그래도 꼬맹이였던 조카들보다는 나은 거 아닌가로 일방적인 비교를 하면서 세팅된 침대 판과 함께 상반신이 일으켜 세워 오늘 하루가 먼저 시작된 거실로 발을 디뎠다.

 그런데.

 

“너네 뭐 하는 거니?”

“안녕하세요?”

“기침하셨는지, 나리?”

“그러니깐 이게 대체 뭔? 혹시 썰매장도 가고 싶니?”

 

 겨울철 바닷가에 맞춰 옷을 갖춰 입은 거 같지만, 무릎을 구부리면 넋 놓고 서 있는 펭귄처럼 보일 정도로 방한모를 쓰는 턱 밑으로는 옷을 몇 겹이나 입은 모양새다.

 

“선생님도 옷 단단히 입으셔야죠! 감기 걸리면 안 돼요!”

“어… 그게. 아무리 그래도 옷을 껴입다 못해 마트료시카가 된 건…”

“나리야말로 무슨 소리야? 추운 만큼 제대로 입어야지. 거긴 프라모리에 해류 온다는데 그걸 몰라?”

 

  조카들보다 나은 거 같다고 생각한 거 취소다. 나름대로 사전 조사 및 정보 취합을 한 거 같지만, 겨울철 한강 이남 선까지 내려오게된 해류에서 파도타기가 어긋나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AI들은 생존자이기 전에 우주선에만 살아온 삶과 기억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익혀가고 있고, 지구라는 자연을 접하며 입체적인 시공간을 체득이 아닌 학습으로 접하는 이방인들이 준비한 옷차림은 부족한 정보만큼을 메꾼 것처럼 묵직하다 못해 중력을 몸에 켜켜이 쌓아뒀으니 서 있기도 버겁겠지.

 

“일단-”

“뭔가 문제 있나요?”

“왜 또?”

“지도를 크게 본다고 능사가 아니야. 해류가 닿는 건 맞는데… 웹 소셜 공개 라이선스가 걸린 사진 중 작년 12월 날짜로…. 그래 ‘강원도 바다 관광객’으로 검색해볼래?”

“내 참 우릴 뭐로 보… 어?”

“사람들이?”

“너네 지금 그 차림이면… 러시아 동토로 일정을 바꿔도 지장이 없을 거야. 두툼한 패딩이랑 안에 긴소매 2겹 정도 입으면 충분해. 잠시 씻고 올 테니까 출발준비 마무리하고들 있어.”

 

 얼굴에 균열이 요동치는 *뮤트와 ‘응답 없음’을 주제로 판토마임을 하는 *현애를 잠시 모른 체하고 욕실로 도망치듯 몸을 돌렸다.

 

 

아무말 후기.

 빵빵하게 껴입다 못해 터지기 직전이던 겨울 복장(服裝)으로 조사관 복장은 안 터졌지만, 복장(伏藏)해버리고픈 상태인 AI들. 의욕만은 좋았지만 이론과 실제에 대한 학습에서 시행착오가 걸린 AI들의 여행길, 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해양수산부. “우리바다 해류 명칭 최초 통일” 입력 2016/12/22, 접속 2021/05/02. https://www.mof.go.kr/article/view.do?articleKey=14326&boardKey=10

위키백과 한국어판. “연해주 한류” 수정 2018/09/15, 접속 2021/05/01. https://ko.wikipedia.org/wiki/연해주_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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