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사츄 님 작품
그 사람을 처음 본 것은 무척 멀리서. 난 아직도 또렷이 그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문틈의 작은 사이를 한가득 채운 푸른빛. 그 사람은 '지구의 바다' 같았다. 집안 어른의 뒷모습에 가려져 반쪽뿐인 눈과 손동작. 내게 그녀는 결단코 직접 볼 수 없는 미지였다. 한껏 귀 기울여 그 목소리를 듣는 게 고작인. 내가 별생각 없는 아이였다면 그 자리에 바로 뛰쳐들어가 그 사람과의 첫 만남이 좀 더 빨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물론 건방진 꼬마라는 첫인상을 피할 수 없었겠지만. 만일 그날, 정면에서 그 사람을 봤더라도 나는 그를 '바다'라 생각했을까. 만일은 만에 하나, 아주 희귀한 확률일 뿐. 내가 그런 아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이렇게 그리워할 수 있는 거겠지."아까 통신하던 분, 누구예요?""*뮤트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