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 시리즈

'레벨 4 부활 마테리아' 업적 정보 정리

길리짐 2015. 9. 14. 20:19

1.

크리스틴 씨는 헤이트 플러스에 거한 트롤링을 몇 개 남기셨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절대 달성할 수 없다고 알려진 '레벨 4 부활 마테리아'  업적입니다.[각주:1] (편의상 마테리아로 칭하겠습니다.) 스팀 통계를 확인해보면 달성률이 0%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헤이트 플러스가 발매되기 바로 전날에 Love Conquers All Games 홈페이지에 공개된 스크린샷입니다. 보시다시피, 사진에 나온 크리스틴 씨의 업적 페이지에는 마테리아가 달성되어 있습니다.

원문 링크




3.

그러나 게임 파일을 뜯어보니 뮤트 생존 엔딩은 없었습니다. 리소스도 없고, 스크립트도 없습니다. 즉, 업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건이라고 제시된, '보안 AI *뮤트에게 전통 의상을 입힌 채 게임 끝내기'는 처음부터 불가능했습니다.




4.

이번에는 script.dlc2.rpy 파일을 열어봤습니다. 다른 업적들과는 달리 마테리아만은 관련된 코드가 아예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게임 안에서 무슨 짓을 하든 간에 마테리아는 절대로 달성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흥미로운 것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일명 케이크 업적이라고도 불리는 '여친과_케이크_인증샷.jpg'의 달성 방법이 바로 그것이었는데요. 이 업적은 본래 게임 진행 도중 현애와 함께 케이크를 먹고, 그 사진을 크리스틴 씨에게 메일로 보냄으로써 인증받아 해금 코드를 받는 방법으로 달성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 해금 코드는 부정한 방법으로 업적을 달성하는 것을 막기 위함인지 시간에 따라 계속 바뀌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스크립트를 확인해보니 시간과 관계없이 특정 문자열을 입력하기만 하면 해당 업적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각주:2] 크리스틴 씨 본인이 테스트를 위해 넣어놨다가 코드를 지우는 것을 깜박했다... 라는 건 아닌 것 같고, 아마 미래에 크리스틴 씨가 이메일을 확인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넣어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런 이야기를 왜 꺼냈냐하면...




5.

저 부분의 코드를 약간 수정하면 다른 업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날아오르지 마라 주작이여'  업적을 이 방식으로 달성하려 한다고 해봅시다. 이 업적의 영문명은 Don't create a TIME PARADOX!이며, 업적명은 dontcreateatimeparadox로 되어있으니, 우선 스크립트에서 "cookingbythebook"을 "dontcreateatimeparadox"로 바꿉니다. 그리고 나서 특정 문자열을 입력하기만 하면 끝!

마테리아도 다른 업적들과 동일한 규칙을 따르는 게 아닐까 싶어 level4revivemateria, levelfourrevivemateria, l4rm 등을 넣어 시도해봤지만, 달성되지는 않았습니다.




6.

마테리아의 업적명을 알아내기 위해 스팀에서 제 업적 페이지를 열어봤습니다. 주소 뒷부분에 /?xml=1을 붙이는 것으로[각주:3] 쉽게 xml 코드를 열어볼 수 있었습니다.

스크롤을 내려가며 찾아보니 업적명은 lol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어로는 ㅋㅋㅋ인 셈이죠. 이쯤 되면 대놓고 놀리는 게 아닐까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저 문구를 사용해서 시도해봤지만, 당연히 업적은 달성되지 않았습니다.




7.

추측건대, 스팀 페이지에 표시되는 업적명은 가짜고 진짜 업적명은 따로 있는 모양입니다.

따라서 해당 업적을 달성하는 방법은 스팀을 해킹하든, 크리스틴 러브 씨에게서 알아내든, 혹은 찍어서 맞추든 간에 진짜 업적명을 알아내는 것... 이라고 생각했지만.




8.

이쪽은 스팀 api로 열어본 통계라는데, 제가 알아낸 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네요. 해당 링크가 나온 글은 여기.

아무튼, 저 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lol'과 'youwillneverguessthisname'의 달성률이 둘 다 0.0032708598300814629%로 나와 있습니다. steamspy의 통계에 따르면 헤이트 플러스를 구매한 플레이어의 수는 약 8만명 정도라는 모양이니, 달성자는 2~3명으로 추산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마테리아 업적을 달성하는게 가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 두 업적명은 l4rmp 팀에서 시도해봤던 것이니까요. 뭐, 추측하자면 steam achievement manager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저렇게 흔적이 남게 된 것 같습니다.




9.

결론을 내자면, 마테리아는 달성할 수 없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듯합니다. 어쩌면 실제로 존재하는 업적은 10개지만, 업적 진행 창에만 11개로 표시되게 해놓은 방식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크리스틴 씨의 스팀 계정에는 확실하게 업적 11개가 모두 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마테리아를 따기 위해서는 그 업적명을 추정하기만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업적과 관계없이, 정 뮤트를 살리고 싶다면 그냥 하렘 루트를 플레이하거나, l4rmp 팀이 제작한 패치를 받아서 플레이하시면 됩니다. 물론 저 패치로 추가된 분량은 영어로 출력되니 각자 알아서 해독해가면서 플레이하셔야 합니다. 한글 패치라도 만들어볼까 했으나 발번역 때문에 도저히 못 봐주겠어서 중간에 포기. 나중에 번역가 분께 외주라도 부탁드릴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어찌 될련지는 모르겠습니다.




  1. 이 업적과 관련된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길 원하신다면, 코타쿠의 기사를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http://kotaku.com/the-steam-achievement-that-nobody-unlocked-1610073943) [본문으로]
  2. 바로 아래의 사진에는 문자열이 보이지 않게 일부러 잘라놨습니다. 뭐, 구글에 검색만 하면 금방 찾을 수 있긴 합니다. [본문으로]
  3. 그러니까 http://steamcommunity.com/id/dulbo/stats/HatePlus/?xml=1에 들어갔다는 얘기입니다. [본문으로]